폭력적인 아들들, 두려워하는 야곱(창 34:18-31)
세겜의 속마음(창 34:18-24)
18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은, 야곱의 아들들이 내놓은 제안을 좋게 여겼다.
19 그래서 그 젊은이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그들이 제안한 것을 실천으로 옮겼다. 그만큼 그는 야곱의 딸을 좋아하였다. 세겜은 자기 아버지의 집안에서 가장 존귀한 인물이었다.
20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성문께로 가서, 그들의 성읍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21 "이 사람들이 우리에게 우호적입니다. 그러니 그들이 우리 땅에서 살면서, 우리와 함께 물건을 서로 사고팔게 합시다. 이 땅은 그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만큼 넓습니다. 우리가 그들의 딸들과 결혼할 수 있게 하고, 그들은 우리의 딸들과 결혼할 수 있게 합시다.
22 그러나 이 사람들이 기꺼이 우리와 한 겨레가 되어서, 우리와 함께 사는 데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그들이 할례를 받는 것처럼, 우리쪽 남자들이 모두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23 그렇게 하면, 그들의 양 떼와 재산과 집짐승이 모두 우리의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 다만, 그들이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은 그대로 합시다. 우리가 그렇게 할례를 받으면, 그들이 우리와 함께 살 것입니다."
24 그 성읍의 모든 장정이,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이 제안한 것을 좋게 여겼다. 그래서 그 장정들은 모두 할례를 받았다.
시므온과 레위의 폭력(창 34:25-31)
25 사흘 뒤에, 장정 모두가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아서 아파하고 있을 때에, 야곱의 아들들 곧 디나의 친오라버니들인 시므온과 레위가, 칼을 들고 성읍으로 쳐들어가서, 순식간에 남자들을 모조리 죽였다.
26 그들은 하몰과 그의 아들 세겜도 칼로 쳐서 죽이고, 세겜의 집에 있는 디나를 데려왔다.
27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죽은 시체에 달려들어서 털고, 그들의 누이가 욕을 본 그 성읍을 약탈하였다.
28 그들은, 양과 소와 나귀와 성 안에 있는 것과 성 바깥들에 있는 것과
29 모든 재산을 빼앗고, 어린 것들과 아낙네들을 사로잡고, 집 안에 있는 물건을 다 약탈하였다.
30 일이 이쯤 되니, 야곱이 시므온과 레위를 나무랐다. "너희는 나를 오히려 더 어렵게 만들었다. 이제 가나안 사람이나, 브리스 사람이나, 이 땅에 사는 모든 사람이, 나를 사귀지도 못할 추한 인간이라고 여길 게 아니냐? 우리는 수가 적은데, 그들이 합세해서, 나를 치고, 나를 죽이면, 나와 나의 집안이 다 몰살당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31 그들이 대답하였다. "그가 우리 누이를 창녀 다루듯이 하는 데도, 그대로 두라는 말입니까?"
<말씀묵상>
하몰과 세겜이 야곱 아들들의 제안을 수락ㄹ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탐심을 따르는 선택은 비극을 초래합니다. 하몰과 세겜은 야곱 아들들의 제안을 좋게 여깁니다. 세겜은 할례 제안을 지체하지 않고 실행합니다. 디나에 대한 세겜의 사람이 컸던 듯합니다. 게다가 세겜은 집안에서 ‘가장 존귀한’ 인물, 즉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입니다(19절). 성읍 사람들에게 할례를 받으라고 권면하자 모두 할례를 받았다는 기록은 그들이 세겜을 신뢰했음을 보여 줍니다. 하지만 세겜의 마지막 말은 그의 다른 모습을 보여 줍니다. “그렇게 하면, 그들의 양 떼와 재산과 집짐승이 모두 이리의 것이 되지 않겠습니까?”(23절). 세겜은 야곱에게 땅을 주겠다고 제안했으나(34:10) 야곱의 재산을 탐내는 마음도 있었던 것입니다.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나의 속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사람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어서 무조건 남을 따르지 않고 무언가 자기에게 유익이 있을 때 따릅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믿고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하나님의 뜻대로 그 백성답게 이 세상에서 산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나의 유익과 욕심을 향해 달려왔다면 이제부터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며 사는 것,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영혼을 구원하여 제자 만드는 일을 위해 산다는 것입니다.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하나님의 백성인 것이지, 하나님을 믿겠다고 해놓고 여전히 자기 뜻대로 자기 욕심을 위해 사는 것은 하나님을 욕되게 하는 것이며 진정한 하나님의 백성의 삶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자신의 뜻과 감정에 지배를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세겜 지역 사람들을 몰살하고 온 아들들에게 야곱은 어떤 말을 했나요?
세겜 사람들이 할례를 받고 고통스러워할 때, 시므온과 레위는 칼을 들고 쳐들어가 남자를 모두 죽이고 디나를 데려옵니다. 시므온과 레위는 디나와 같이 레아의 자녀들입니다. 야곱의 다른 아들들은 세겜의 모든 소유를 전리품처럼 노략해 옵니다. 이에 야곱은 아들들의 행위를 비난하며 이곳에서 더는 살 수 없다고 말합니다. 특히 “우리는 수가 적은데”(30절)라는 말에는 자신의 세력이 약하기에 하몰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자 디나의 수욕을 듣고도 잠잠했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34:5). 시므온과 레위의 행동은 야곱이 죽기 전에 그들을 저주할 만큼 가슴에 사무친 악행이었습니다(49:5-7). 세겜에 터를 잡고 살던 야곱은 디나 사건을 계기로 다시금 하나님 앞에 겸비해집니다.
가족의 위기 속에서 서로 원망으로 대응하면 어떻게 될까요?
상대의 악행에 대하여 더 큰 악행으로 갚아주는 것이 신앙적인 태도일까요? 마음이 후련하다 치더라도 그렇게 한 것이 그들이 우리에게 한 것과 뭐가 다를까요? 내 감정이 이끄는 대로, 내 기분 내키는 대로 행한 것은 분명 그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은 처사입니다. 안 믿는 사람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게 행하고서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진짜 신앙은 정말 하기 힘들 때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기 힘들고, 믿기 어렵고, 이해하기 버거울 때 원망하는 감정으로 인해서 괴로울 때 하나님을 부여잡고 일어나는 사람이 진짜 신앙인이요, 하나님의 백성인 것입니다. 분노가 범죄로 이어지지 않도록 절제하고 인내하고 하나님의 뜻을 찾는 것이 필요합니다. 분노 때문에 죄를 지으면 안됩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위기 순간에 드러나는 인간의 본성이 얼마나 추한지 보게 됩니다. 감정에 휩쓸려 다른 사람을 무자비하게 공격하거나, 제 안위만 걱정하며 전전긍긍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봅니다. 제 성품과 행동을 말씀으로 다스리셔서 온유하고 진실한 그리스도인으로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