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예수님을 부인하는 베드로(요 18:15-18) 

15 시몬 베드로와 또 다른 제자 한 사람이 예수를 따라갔다. 그 제자는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라서, 예수를 따라 대제사장의 집 안뜰에까지 들어갔다.

16 그러나 베드로는 대문 밖에 서 있었다. 그런데 대제사장과 잘 아는 사이인 그 다른 제자가 나와서, 문지기 하녀에게 말하고, 베드로를 데리고 들어갔다.

17 그 때에 문지기 하녀가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도 이 사람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지요?" 베드로는 "아니오" 하고 대답하였다.

18 날이 추워서, 종들과 경비병들이 숯불을 피워 놓고 서서 불을 쬐고 있는데, 베드로도 그들과 함께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대제사장의 심문(요 18:19-24)

19 대제사장은 예수께 그의 제자들과 그의 가르침에 관하여 물었다.

20 예수께서 대답하셨다. "나는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하였소. 나는 언제나 모든 유대 사람이 모이는 회당과 성전에서 가르쳤으며, 아무것도 숨어서 말한 것이 없소.

21 그런데 어찌하여 나에게 묻소? 내가 무슨 말을 하였는지를, 들은 사람들에게 물어 보시오. 내가 말한 것을 그들이 알고 있소."

22 예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경비병 한 사람이 곁에 서 있다가 "대제사장에게 그게 무슨 대답이냐?" 하면서, 손바닥으로 예수를 때렸다.

23 예수께서 그 사람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한 말에 잘못이 있으면, 잘못되었다는 증거를 대시오. 그러나 내가 한 말이 옳다면, 어찌하여 나를 때리시오?"

24 안나스는 예수를 묶은 그대로 대제사장 가야바에게로 보냈다.

예수님을 부인하는 베드로(요 18:15-18)

25 시몬 베드로는 서서, 불을 쬐고 있었다. 사람들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도 그의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지요?" 베드로가 부인하여 "나는 아니오!" 하고 말하였다.

26 베드로에게 귀를 잘린 사람의 친척으로서, 대제사장의 종 가운데 한 사람이 베드로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동산에서 그와 함께 있는 것을 내가 보았는데 그러시오?"

27 베드로가 다시 부인하였다. 그러자 곧 닭이 울었다.

           

<말씀묵상>

위기 앞에서 베드로의 믿음은 어떻게 드러났나요?     

위기 때 드러나는 신앙이 진짜 신앙입니다. 베드로는 자신이 죽을지언정 결단코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마 26:35). 그러나 실제 상황에서 문을 지키는 여종과 불을 쬐던 사람들이 그가 예수님의 제자임을 알아보자 베드로는 "나는 아니라."고 부인하고 맙니다. 베드로에게 귀를 잘린 말고의 친척이 그가 겟세마네 동산에서 예수님과 함께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자, 베드로는 세 번째로 저주하고 맹세하며 부인합니다(마 26:74). 그러자 곧 닭이 웁니다(13:38). 위기 앞에서 인간은 누구나 연약합니다. 베드로처럼 무너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만심을 버리고 겸손히 성령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나는 어떤 상황에서 내가 그리스도인임을 밝히길 꺼리나요?

예수님을 믿는다는 사실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것을 두려워할 때입니다. 베드로가 예수님의 제자라는 사실이 발각될 경우 겪게 될 일들이 두려워서 주님을 부인한 것처럼, 나 역시 체포, 박해, 차별, 사회적 고립 등을 우려할 때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나의 과거 행동이나 현재 상황이 믿음을 밝히는 데 부담이 될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 압력이나 편리함 때문에 침묵하거나 부인하도록 유도될 때입니다. 주변 사람들이 믿지 않거나 적대적인 분위기 속에서, 순간적인 불편함을 피하거나 원만하게 지내기 위해 그리스도인임을 숨기거나 부인할 수 있습니다. 잠깐만 부인하면 나중에 다시 믿는다고 고백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거나, 마음으로만 믿으면 된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것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안나스의 심문에 응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은 어떠했나요?

예수님의 체포는 한밤중에 불법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그해의 대제사장인 가야바의 장인 안나스(18:13)가 먼저 예수님을 심문합니다. 그가 예수님의 제자들과 그분의 교훈에 대해 심문한 이유는 예수님이 정치적으로 제자들과 반란을 도모했는지, 종교적으로 율법에 반하는 것을 가르쳤는지 확인하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찌하여 내게 묻느냐"(21점)라며 그분의 말을 들은 자들에게 물어보라고 하십니다. 답변을 해도 그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을 아시기 때문입니다. 곁에 있던 아랫사람이 손으로 예수님을 칩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무죄를 당당히 밝히시며 항의하십니다. 하나님이 예수님을 보내셨다는 사실을 믿지 않기에, 안나스도 그의 아랫사람도 모두 불의를 일삼습니다. 

나는 어떤 대상앞에서도 늘 하나님 말씀을 당당히 전하나요?

베드로는 예수님을 따랐고 심지어 예수님을 보호하기 위해 칼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위협적인 상황 앞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모른다고 부인했습니다. 반면에, 예수님은 심문 과정에서 자신의 가르침을 드러내 놓고 세상에 말했다고 당당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담대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내가 이전에 특정 상황에서 그리스도인임을 밝히기 어려워했던 경험을 고려할 때, 어떤 대상 앞에서든 늘 하나님의 말씀을 당당히 전한다고 말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인간적인 두려움이나 주변 환경의 압력으로 인해 때로는 침묵하거나 주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런 우리의 연약함에도 불구하고, 주님께서 우리를 붙드시고 다시 일으켜 세우십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의 연약함을 인정하고, 주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담대하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오늘의 기도>

주님, 세상의 시선을 의식해 예수님의 제자 됨을 부인하는 말과 행동이 제게는 없었는지 돌아 봅니다. 그 어떤 자기 의로도 예수님을 향한 믿음과 사랑을 지켜낼 수 없음을 고백합니다. 오직 성령의 다스리심을 받아 예수님을 이 세상에 용기 있게 드러내는 제자가 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