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요셉 앞에 엎드린 형들(창 42:1-7)  

1 야곱은 이집트에 곡식이 있다는 말을 듣고서, 아들들에게 말하였다. "얘들아, 왜 서로 얼굴들만 쳐다보고 있느냐?"

2 야곱이 말을 이었다. "듣자 하니, 이집트에 곡식이 있다고 하는구나. 그러니 그리로 가서, 곡식을 좀 사오너라. 그래야 먹고 살지, 가만히 있다가는 굶어 죽겠다."

3 그래서 요셉의 형 열 명이 곡식을 사려고 이집트로 갔다.

4 야곱은 요셉의 아우 베냐민만은 형들에게 딸려 보내지 않았다. 베냐민을 같이 보냈다가, 무슨 변이라도 당할까 보아, 겁이 났기 때문이다.

5 가나안 땅에도 기근이 들었으므로, 이스라엘의 아들들도 곡식을 사러 가는 사람들 틈에 끼었다.

6 그 때에 요셉은 나라의 총리가 되어서, 세상의 모든 백성에게 곡식을 파는 책임을 맡고 있었다. 요셉의 형들은 거기에 이르러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 요셉에게 절을 하였다.

7 요셉은 그들을 보자마자, 곧바로 그들이 형들임을 알았다. 그러나 짐짓 모르는 체하고, 그들에게 엄하게 물었다. "당신들은 어디에서 왔소?" 그들이 대답하였다. "먹거리를 사려고, 가나안 땅에서 왔습니다."

형들을 시험하는 요셉(창 42:8-17)

8 요셉은 형들을 알아보았으나, 형들은 요셉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9 그 때에 요셉은 형들을 두고 꾼 꿈을 기억하고, 그들에게 말하였다. "당신들은 첩자들이오. 이 나라의 허술한 곳이 어디인지를 엿보러 온 것이 틀림없소!"

10 그들이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총리 어른, 소인들은 그저 먹거리를 사러 왔을 뿐입니다.

11 우리는 한 아버지의 자식들입니다. 소인들은 순진한 백성이며, 첩자가 아닙니다."

12 그가 말하였다. "아니오! 당신들은 이 나라의 허술한 곳이 어디인지를 엿보러 왔소."

13 그들이 대답하였다. "소인들은 형제들입니다. 모두 열둘입니다. 가나안 땅에 사는 한 아버지의 아들들입니다. 막내는 소인들의 아버지와 함께 있고, 또 하나는 잃었습니다."

14 요셉이 그들에게 말하였다. "내 말이 틀림없소. 당신들은 첩자들이오.

15 그러나 당신들이 진실을 증명할 길은 있소. 바로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오. 당신들이 막내 아우를 이리로 데려오지 않으면, 당신들은 여기에서 한 발자국도 벗어나지 못하오.

16 당신들 가운데서 한 사람을 보내어, 당신들 집에 남아 있는 아우를 이리로 데려오게 하고, 나머지는 감옥에 가두어 두겠소. 나는 이렇게 하여, 당신들이 한 말이 사실인지를 시험해 보겠소. 바로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오. 당신들이 그렇게 하지 못하면, 당신들은 첩자라는 누명을 벗지 못할 것이오."

17 요셉은 그들을 감옥에 사흘 동안 가두어 두었다. 

<말씀묵상>

요셉은 자기 앞에 엎드린 형들을 보며 무엇을 생각했을까요?

기근은 요셉과 그의 가족을 연결하는 매개가 됩니다. 가나안에도 극심한 기근이 들어 야곱 가족의 양식을 떨어집니다. 야곱은 라헬의 남은 아들 베냐민을 제외하고 10명의 형제를 이집트로 보내 곡식을 사 오게 합니다. 야곱의 모습에서 요셉을 잃은 마음의 상처가 남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형제들은 곡식 파는 일의 책임자인 이집트 총리 앞에 이릅니다. “요셉은... 세상의 모든 백성에게 곡식을 파는 책임을 맡고 있었다”(6절)라는 말은 요셉이 ‘세상의 부양자’ 역할을 감당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요셉인 줄 모르는 형들은 그 앞에 무릎 꿇고 절합니다(6절). 약 20년 전 요셉의 꿈이 그대로 이루어지는 장면입니다(37:6-10). 하나님은 고난을 통해 요셉을 단련하시고, 기근을 통해 요셉에게 주신 꿈을 실현하십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주님이 내게 이루신 일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살다보면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우리의 모든 계획이나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갈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최선을 다해서, 모든 것을 다 동원해서 철저하게 준비했는데 실패로 돌아가기도 하고, 반대로 다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혹은 아무 대책을 세우지 못해서 마냥 손 놓고 있었는데 뜻밖에 일이 잘 풀리기도 합니다. 인간이 지혜와 능력이 있는 것은 맞지만 전지전능한 하나님이 아닙니다. 모든 것을 통제하고 주관할 수 없습니다. 이것은 무한하시고 전지전능하신 하나님의 영역입니다. 인간이 아무리 노력해도 하나님이 허락하지 않으시면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반대로 인간이 아무리 막으려고 애써 봐도 하나님이 행하시면 피할 길이 없습니다. 사람이 일을 계획할지라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 이십니다. 

요셉이 형들을 시험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요셉은 형들을 모른 척하며 첩자들이라고 몰이붙입니다. 이는 극단의 상황에 직면하게 해서 형들의 마음이 과거와 달라졌는지 확인해 보기 위함입니다. 형들은 첩자들이 아닌 정직한 자들임을 증명하기 위해 자기 가족을 소개합니다(13절). 이 과정에서 요셉은 아버지와 베냐민의 안부를 듣습니다. 요셉은 한 사람이 가서 막내를 데려와 진실을 증명하라고 명령합니다. 형들은 곤란한 상황에 빠집니다. 아버지에게 베냐민은 요셉을 대신하는 자식이기 때문입니다(4절). 요셉은 형제간의 우애를 베냐민으로 시험합니다. 요셉은 형들을 3일간 가두는데, 이는 요셉이 겪은 인고의 세월을 간접 체험 하면서 그들의 잘못을 돌아보게 했을 것입니다. 

과거에 내게 해를 가한 사람을 만난다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용서라는 말처럼 쉬운 것도 없고, 어려운 것도 없습니다. 기독교인들은 누구나 ‘용서해야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살아갑니다. 그러다 보면 용서하지 않으면 미성숙한 신앙인으로 보이게 될까봐 외부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용서한 것처럼 행동하는 거짓 용서를 하게 됩니다. 그러나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분노가 시간을 두고 순화되기도 전에, 가해자가 사과 한 마디 하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의 마음에 가해자에 대한 긍휼에 잠기기도 전에 용서할 것을 집요하게 강요하는 것은 거짓 용서를 불러오게 합니다. 요셉은 형들을 무조건적으로 용서하기 보다는 먼저 그들의 마음속에 자신들의 죄에 대한 깊은 뉘우침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깊이 뉘우친 것을 보았을 때 그들을 용서하고 화해의 손을 내밉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어떤 상황에서도 우리 인생을 통해 이루실 하나님 뜻을 기억할 때 상처와 분노를 버리고, 용서와 기대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하나님의 때가 너무 멀어 보이고, 하나님의 계획이 희미하게 느껴질지라도 반드시 이루실 신실하신 약속에 기대어 인내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