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주권자를 움직인 통곡의 기도(왕하 20:1-11)
죽을병에 걸린 히스기야(왕하 20:1-3)
1 그 무렵에 히스기야가 병이 들어 거의 죽게 되었는데, 아모스의 아들 이사야 예언자가 그에게 와서 말하였다. "주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네가 죽게 되었으니 네 집안의 모든 일을 정리하여라. 네가 다시 회복되지 못할 것이다.'"
2 이 말을 듣고서, 히스기야는 그의 얼굴을 벽쪽으로 돌리고, 주님께 기도하여
3 아뢰었다. "주님, 주님께 빕니다. 제가 주님 앞에서 진실하게 살아온 것과, 온전한 마음으로 순종한 것과, 주님께서 보시기에 선한 일을 한 것을, 기억해 주십시오." 이렇게 기도하고 나서, 히스기야는 한참 동안 흐느껴 울었다.
히스기야의 생명을 연장하신 하나님(왕하 20:4-11)
4 이사야가 궁전 안뜰을 막 벗어나려 할 때에, 주님께서 이사야에게 말씀하셨다.
5 "너는 되돌아가서 내 백성의 주권자인 히스기야에게 전하여라. '네 조상 다윗을 돌본 나 주 하나님이 말한다. 네가 기도하는 소리를 내가 들었고, 네가 흘리는 눈물도 내가 보았다. 내가 너를 고쳐 주겠다. 사흘 뒤에는 네가 주의 성전으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6 내가 너의 목숨을 열다섯 해 더 연장시키고, 너와 이 도성을 앗시리아 왕의 손에서 구하여서, 이 도성을 보호하겠다. 내 명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리고 내 종 다윗을 보아서라도, 내가 이 도성을 보호하겠다.'"
7 그리고 이사야가 왕의 신하들에게, 무화과 반죽을 가져 오라고 하였다. 신하들이 그것을 가져 와서 왕의 상처 위에 붙이니, 왕의 병이 나았다.
8 히스기야가 이사야에게 말하였다. "주님께서 나를 고치셔서, 사흘 뒤에는 내가 주님의 성전에 올라갈 수 있게 된다고 하셨는데, 그 증거가 무엇입니까?"
9 이사야가 대답하였다. "주님께서 그 약속하신 바를 그대로 이루실 것을 보여 주는 증거가 여기에 있습니다. 해 그림자를 십 도 앞으로 나아가게 할지, 십 도 뒤로 물러나게 할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지 말씀해 주십시오."
10 히스기야가 대답하였다. "해 그림자를 십 도 더 나아가게 하는 것은 쉬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그림자가 십 도 뒤로 물러나게 해주십시오."
11 이사야 예언자가 주님께 기도를 드린 뒤에, 아하스의 해시계 위로 드리운 그 그림자를 뒤로 십 도 물러나게 하였다.
<말씀묵상>
죽음을 준비하라는 하나님 말씀에 히스기야는 어떻게 반응했나요?
히스기야에게 죽음의 위기가 닥칩니다. 이 사건의 시기는 앗수르 군대가 유다를 침공한 어간으로 봅니다. 산헤립이 침공한 때가 히스기야 통치 제14년인데(18:13), 그가 병 고침을 받으면서 15년의 생명을 연장받았고(20:6), 그의 재위 기간이 29년이기 때문입니다(18:2). 즉 히스기야는 앗수르의 공세로 힘든 와중에 죽을병에 걸렸고, 하나님은 이사야를 통해 사후를 준비하라고 알려 주신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왕의 죽음으로 왕정이 혼들리지 않도록 후계자를 세우라는 말씀입니다. 죽음의 경고를 들은 히스기야는 얼굴을 벽으로 향한 채 하나님만 바라보고 통곡하며 기도합니다. 그는 자신의 진실한 삶을 기억해 달라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합니다. 하나님은 진심 어린 눈물의 기도를 들으십니다.
내 죽음의 때가 가깝다는 하나님 말씀을 듣는다면 나는 어떻게 반응할까요?
종말은 반드시 올 것이지만, 그 때는 아무도 모릅니다. 우리 인간에게는 두 가지 의미의 종말이 있습니다. 하나는 죽음으로 오는 '개인적 종말'이고, 또 하나는 예수님의 재림으로 오는 '우주적인 종말'입니다. 우리는 이 중 어떤 종말에 대해서도, 그 때를 알지 못합니다. 만일 우리가 종말(죽음)의 때를 안다면 어떤 현상이 벌어지겠습니까? 만일 그때가 가깝다면 사람들은 두려워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만일 그 때가 멀다면 많은 사람들이 종말 직전에 회개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죄에 빠져 정상적인 생활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가 그 종말의 때를 알지 못하기에 시간을 귀히 여기고 매순간 최선을 다해서 경건한 삶을 살 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종말의 때를 알려주시지 않은 것이 얼마나 큰 은혜며 배려입니까!
하나님은 히스기야의 기도에 어떻게 응답하셨나요?
하나님은 히스기야의 기도와 통곡을 들으셨습니다. 이사야가 성읍 가운데 이르기도 전에 하나님은 히스기야의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사흘 만에 건강이 회복되어 그가 성전에 올라갈 것과, 생명이 15년 연장될 것을 약속해 주십니다. 회복의 목적은 히스기야 개인이 아닌 유다 공동체를 위한 것입니다. 전쟁 중에 왕이 바뀌면 나라가 위험해지기 때문입니다. 히스기야는 이사야를 통해 무화과 반죽으로 상처를 치료받고 회복의 징표를 요구합니다. 하나님은 해 그림자가 10도 뒤로 물러가는 기적을 보여 주심으로써 무서움으로 통곡하던 연약한 인간을 위로해 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고 도우시는 자비의 아버지입니다.
내가 드린 통곡의 기도에 하나님이 사랑으로 응답해 주신 일은 무엇인가요?
누구나 막다른 골목을 만날때가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 나오는 히스기야의 기도를 보며 수천년 동안 수많은 병자들이 마지막 희망을 붙잡고 기도했을 것입니다. 기도하는 사람에게 ‘운명’이란 없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위대하시고 전지전능하시며 부족함이 없는 분이셔서 그분의 계획과 질서는 완벽하고 완전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통하여 그분의 계획을 이루어 가십니다. 이것은 모순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일하심의 신비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구체적으로 기도하지 않아도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너무나도 잘 아시는 분입니다. 하나님이 듣고 계시는 것, 하나님과 마음이 통하는 것이 진정한 기도가 아니겠습니까.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그 마음에 동참하는 기도와 나의 삶이 되기를 원합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제 기도를 들으시고 제 눈물을 보시고 하나님 앞에 모든 것을 토로합니다. 제 삶의 전부를 이미 알고 계신 하나님 안에서 소망과 위로를 얻습니다. 천지 만물을 다스리시고 생사화복을 주관하시는 하나님께만 답이 있음을 믿고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하며 나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