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형상을 이룸이 하나님의 ‘선’입니다(롬 8:26-30)
무엇을 기도할지 모르는 우리를 위해 간구하시는 분은 누구인가요?
우리는 때로 어려운 일을 당할 때 하나님께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막막해집니다. 또한 믿음이 부족해 기도를 들으시는 하나님이 얼마나 크신 분인지, 우리를 향한 하나님 사랑과 구원의 깊이와 너비가 어떠한지 알지 못합니다. 하나님께 올바른 기도를 드리기에 우리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연약함에도 소망이 있는 것은 성령이 우리 연약함을 도우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지 알지 못하지만, 성령이 친히 ‘하나님의 뜻대로’간구하시기에 하나님이 역사하십니다. 성령을 따르는 기도가 곧 하나님의 뜻을 따르는 기도입니다. 성도는 내안에 거하시는 성령을 의지해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훈련해야 합니다.
어떻게 하면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기도를 드릴 수 있을까요?
이 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를 젓는 배를 떠 올려야 합니다. 노를 젓는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아마 경험해 보신 분들은 아실 것입니다. 그래서 어부인 아버지가 아들에게 일찍부터 노 젓 법을 가르칩니다. 먼저 아버지는 어린 아들에게 혼자 노를 저어 보라고 합니다. 아들은 아버지 흉내를 내면서 열심히 저어 보지만 자기보다 큰 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쩔쩔맵니다. 노 하나만 다루는 것도 힘든데 센 물살을 갈라야 하니 어림없는 일이었습니다. 아들은 아버지의 말을 명심하고 그대로 따라 해 보지만 말처럼 쉽게 되지 않습니다. 그때 아버지가 웃으면서 일어나 아들에게 가까이 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등 뒤에 자기 몸을 대고 두 팔을 쭉 내밀어 아들이 작은 손 위에 자기의 큰 손을 얹습니다. 그리고 노 젓기를 시작합니다. 아들은 힘들이지 않고 신나게 물산을 가릅니다. 아버지가 노를 젓는 대로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되니까 말입니다. 이렇게 해서 아들이 노 젓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입니다. 여기 성령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도우신다는 말씀이, 그리고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기도드린다는 말씀이 바로 이런 의미입니다. 성령은 ‘너는 저기 앉아서 가만히 있어. 내가 다 해줄게’라는 식으로 말씀하시고 일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오히려 우리가 열심히 노를 저을 때, 즉 기도할 때 오셔서 도와주시는 분이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협력해 이루시는 ‘선’은 궁극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나요?
우리 삶의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를 닮는 것입니다. 28절은 성도들이 가장 좋아하지만 동시에 가장 오해하는 성경 구절 중 하나입니다. 바울이 말하는 ‘선’(헬, 아가토스)은 이 땅의 삶에서 좋은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구절에 따르면, 하나님이 합력해 이루시는 선은 아들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형상을 본받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창세전에 미리 정하시고, 때가 되어 부르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의롭다 하시고, 마침내 영화롭게 하시는 하나님이 주도권을 가지고 행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도는 살면서 만나는 고난이나 기쁨이 그리스도를 닮아 가게 하는 하나님의 도구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그리스도를 닮는 과정이라고 여길 때 어떤 일에도 일희일비하지 않고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고난이나 기쁨을 통해 나의 내면을 어떻게 만져 주시나요?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도록 역사하십니다. 그렇다면 모든 것이 무엇입니까? 연약함과 성령의 도우심입니다. 더 앞으로 가보면 우리가 겪는 고난입니다. 이 고난은 외적인 박해와 내적으로 겪는 고통을 말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육신의 일을 생각하지 않고 영의 일을 생각합니다. 그래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은 성령을 따르는 생활을 하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게 애쓰고 주님을 따르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결국 성도를 선한 길로 인도하실 것입니다. 우리가 겪는 치열한 내적 싸움도 결국 합력하여 선을 이루는 길입니다. 이런 진실한 애통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이 아니고는 겪을 수 없는 일입니다. 주님을 닮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죄가 더 살아나고 죄가 더 커 보이는 이 안타까운 상황은 진실한 그리스도인들에게만 있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하나님은 이런 내적 고난의 시기는 통해 반드시 정금 같은 믿음의 사람으로 세워주십니다.
오늘의 기도:
무엇을 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뜻인지 알지 못하는 우리를 위해 성령님께서 친히 간구해 주심을 감사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뜻대로 부름 받은 그 부름 안에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을 합력하여 선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을 신뢰하고 순종하기를 원합니다. 날마다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