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당하는 백성을 도우시고 구원하소서(시 44:9-26)
이스라엘이 당한 패배와 수치(시 44:9-16)
9 그러나 이제는 주님께서 우리를 버려, 치욕을 당하게 하시며, 우리 군대와 함께 출전하지 않으셨습니다.
10 주님께서 우리를 적에게서 밀려나게 하시니, 우리를 미워하는 자들이 마음껏 우리를 약탈하였습니다.
11 주님께서 우리를 잡아먹힐 양처럼 그들에게 넘겨 주시고, 여러 나라에 흩으셨습니다.
12 주님께서 주님의 백성을 헐값으로 파시니, 그들을 팔아 이익을 얻은 것이 아무것도 없습니다.
13 주님께서 우리를 이웃의 조롱거리로 만드시고, 주위 사람들의 조롱거리와 웃음거리로 만드십니다.
14 주님께서 우리를 여러 나라의 이야기거리가 되게 하시고, 여러 민족의 조소거리가 되게 하십니다.
15 내가 받은 치욕이 온종일 나를 따라다니고, 부끄러워서 얼굴을 들 수조차 없습니다.
16 이것은 나를 조롱하는 자와 모독하는 자의 독한 욕설과 나의 원수와 복수자의 무서운 눈길 때문입니다.
구원의 은혜를 간구함(시 44:17-26)
17 우리는 주님을 잊지 않았고, 주님의 언약을 깨뜨리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일이 우리에게 닥쳤습니다.
18 우리가 마음으로 주님을 배반한 적이 없고, 우리의 발이 주님의 길에서 벗어난 적도 없습니다.
19 그러나 주님께서는 우리를 승냥이의 소굴에다 밀어 넣으시고, 깊고 깊은 어둠으로 덮으셨습니다.
20 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이름을 잊었거나, 우리의 두 손을 다른 신을 향하여 펴 들고서 기도를 드렸다면,
21 마음의 비밀을 다 아시는 하나님께서 어찌 이런 일을 찾아내지 못하셨겠습니까?
22 우리가 날마다 죽임을 당하며, 잡아먹힐 양과 같은 처지가 된 것은, 주님 때문입니다.
23 주님, 깨어나십시오. 어찌하여 주무시고 계십니까? 깨어나셔서, 영원히 나를 버리지 말아 주십시오.
24 어찌하여 얼굴을 돌리십니까? 우리가 고난과 억압을 당하고 있음을, 어찌하여 잊으십니까?
25 아, 우리는 흙 속에 파묻혀 있고, 우리의 몸은 내동댕이쳐졌습니다.
26 일어나십시오. 우리를 어서 도와주십시오. 주님의 한결같은 사랑으로, 우리를 구하여 주십시오.
<말씀묵상>
시편 기자는 이스라엘이 패배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했나요?
전쟁의 승패는 하나님께 달려 있습니다. 시편 기자는 하나님이 이스라엘 군대와 함께 나아가지 않으셔서, 자신들이 패배하고 다른 나라에 포로로 끌려가게 되었다고 고백합니다(9절). 과거에 이스라엘과 함께 하시며 도우신 하나님이 이제는 함께 하시지 않는 것입니다. 마치 하나님이 그들을 헐값에 파신 것 같습니다. 패배한 이스라엘은 이웃 나라들로부터 종일 수치와 모욕을 당합니다. 승리하기 위해서는 전략과 실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지만, 전능하신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함께하시면 크고 견고한 여리고성도 무너뜨릴 수 있지만, 하나님이 함께하시지 않으면 작은 아이성 앞에서도 패배하고 맙니다.
하나님 뜻대로 살려고 애를 썼지만 환란이 닥치고 실패하고 억울한 일을 당한 적이 있는가?
우리는 하나님을 믿으면 어떤 어려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환란은 우리가 잘못하여 하나님의 징계로 오는 것만도 아닙니다. 하나님을 잘 믿는데도 환란을 당할 수 있고, 실패할 수 있고, 억울한 일을 당할 수 있습니다. 믿는다고 말은 하지만 여전히 나 자신의 삶의 영역 속에서 내가 원하는 것만을 바라지는 않는지, 내가 원하는 모습으로 주님이 나를 도와 주지 않아서 힘들다고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칠흑과 같이 깊은 밤에 빛이 얼마나 귀한지를 깨닫듯이 이 땅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에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감사하게 됩니다. 어려움은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여금 어떻게 살 것이냐하는 기본 원리를 발견하게 합니다. 이런 고통 속에서 좌절하거나 낙망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위에 굳게 서야 합니다.
시편 기자가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의지해 간구한 것은 무엇인가요?
성도는 어떤 상황에서도 하나님을 기억해야 합니다. 시편 기자는 자신들이 전쟁에 패해 비참한 상황에 처했지만, 하나님을 잊지도 않았고 언약을 어기지도 않았다고 고백합니다. 하나님이 그들을 사망의 그늘 아래 살게 하셨음에도 그들은 하나님 이름을 잊어버리지도, 우상에게 도움을 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성도는 절망 속에서 끝까지 하나님께 소망을 두어야 합니다. 시편 기자가 속한 공동체는 절망 속에서 "우리를 영원히 버리지 마소서"(23절), "일어나 우리를 도우소서."(26절)라고 부르짖었습니다. 이렇듯 그들이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이 그들을 사랑하신다는 확신 때문입니다. 믿음의 사람은 고난 중에도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의지하고 끝까지 하나님을 바라봅니다.
내게 하나님의 도우심과 구원이 절실한 일은 무엇인가요?
신앙이란 종교적 행위를 연습하는 것이 아닙니다. 종교적 행위를 연습하고 배움으로써 신앙인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문제는 내가 지금 하나님을 경험하는가입니다. 오늘 시편의 하나님이 오늘 나의 삶에서 살아계시고 동일하게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신 것을 경험하고 있는가 입니다. 내가 고통받는 것은 내가 욕망하는 것을 얻지 못해서가 아니라 죄악을 향한 내 마음에 대해 탄식하시는 성령의 눌림 때문인가입니다. 나의 삶에서 하나님의 도우심과 구원이 절실한 일은 오늘 주님의 말씀이 살아있는 말씀으로 들려지고 깨달아 지는 것입니다. 여느 말과 같이 흘러가버리지않고 나를 다스리시고 나를 움직이시는 능력으로 일하시기를 사모합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고난의 끝이 보이지 않고, 고난의 이유조차 찾지 못해 절망스러울 때도 솔직하게 부르짖게 하소서. 어떤 순간에도 주님 따르는 삶을 포기하지 않길 원합니다. 하나님의 한결같은 사랑을 붙들고 도우심을 간구하며 오직 믿음으로 오늘을 살아 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