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과 불법 재판, 침묵 속에 빛나는 순종(마가복음 15:1-15)
예수님이 대제사장의 고발에 아무 대답도 하시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거짓 없는 진실은 침묵 속에서 빛을 발합니다. 예수님의 체포와 재판은 꼭두새벽에 벌어졌습니다. 재판은 ‘즉시’, ‘곧’ 신속하게 진행되었고(1절), 어떤 죄목도 발견할 수 없어서 신성 모독이라는 명목을 씌우는 등 문제가 많은 재판이었습니다. 당시 유대 종교 지도자들은 사형 집행권이 없었기에 빌라도 총독에게 사형 집행을 요구합니다. 대제사장들은 여러 죄목을 꾸며 내서 예수님을 고발하고 빌라도는 심문을 계속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왕임은 당당히 시인하시지만 고발에 대해서는 침묵하십니다. 그러한 예수님의 모습에 도리어 빌라도가 당황합니다. 진실은 아무리 침묵해도 감출 수 없고, 거짓은 그 어떤 소음으로도 덮을 수 없습니다.
나의 침묵이 공동체에 유익이 된 경우는 언제인가요?
요즘 자택대피령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정에 머물면서 또 새로운 문제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가정폭력의 피해자들은 더 오랜 시간 폭력에 노출된다고 합니다. 또 다른 경우는 가정폭력과 같은 심각한 경우는 아니지만 가족들이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자신 안에 있는 스트레스와 불안과 두려움을 걸러지지 않는 말로 서로에게 쏟아내는 경우가 많이 생겨서 가족 분위기가 냉각되는 경우가 있다는 뉴스를 들었습니다. 요즘은 사람들의 불안한 심리를 파고드는 가짜뉴스 또한 많이 들립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를 살아가는 하나님의 사람들로써 현재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 말 한마디를 할 때에도 우리 마음속에 드는 생각을 나눌 때에도 먼저 하나님께 묻고 듣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서 이것이 과연 하나님의 성품과 선하신 하나님의 일하심을 반영하는 말인지, 아니면 사탄의 거짓말에 속에 놀아나는 말인지 점검해 봐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렇게 하나님께 묻고 듣는 시간을 갖느라 침묵하는 편이 그냥 들리는 대로, 보이는 대로, 내 마음에 생각나는 대로 마구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나 자신에게나, 우리 가족에게나, 공동체 유익한 것을 알아야 합니다.
빌리도는 왜 바라바를 놓아주고 예수님을 십자가형에 넘겼을까요?
아는 것에 책임 있는 행동으로 연결되어야 바른 신앙입니다. 빌라도는 로마 황제가 위임한 권한을 가지고 공의롭게 재판을 진행할 책임이 있었습니다. 그는 대제사장들이 시기로 예수님을 넘긴 것을 알았습니다(10절). 심지어 무리에게 “정말 이 사람이 무슨 나쁜 일을 하였고?”(14절)라며 발끈합니다. 언뜻 빌라도가 의로워 보이고 예수님 편들기 위해 애쓰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결국 살이자 바라바를 놓아주고 무죄한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넘겨주면서 그의 얄팍한 동정심도, 뒤늦은 깨달음도 다 묻혀 버립니다. 빌라도는 ‘무리를 만족시켜 주려고’(15절) 공의를 저버립니다. 아는 것, 공감하는 것이 다가 아닙니다. 마지막 순간에 진리 앞에서 공의를 저버리지 않고 책임 있는 결정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결정적 순간에 진실을 외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빌라도에게 있어서 결정의 우선순위는 ‘무엇이 자신에게 더 유리한가?’였습니다. ‘무엇이 진리인가? 혹시나 이 재판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사람이 생기지는 않을까?’ 등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예수님의 무죄를 알고도 무리들의 여론을 따라 예수님을 십자가에 못 박도록 넘겨주었습니다. 이처럼 결정적인 순간에 진리를 외면하지 않으려면 진리에 우리의 우선순위를 두어야 합니다. 지금 우리의 눈에 무엇이 더 유리해 보인다고, 반대로 무엇이 더 불리해 보인다고 다 그렇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일들은 결국 진리를 따라가게 되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진리입니다.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께서 계획하고 말씀하신대로 모든 일이 되어 집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진리를 아는 것입니다.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을 아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우리가 말씀하시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고, 하나님을 사랑하지 않고, 하나님과 매일 교제하지 않고는 들리지도 않고, 알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을 아는 것이,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말씀에 매일 귀 기울이는 것이,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는 것이 결정적인 순간에 진리를 외면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오늘의 기도:
주 예수님께는 진리인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루어질 것을 믿고 불의한 재판 가운데서도 침묵하셨던 것을 봅니다. 오늘 우리가 변하는 상황 속에서 일희일비하지 않게 하시고, 우리 또한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선하신 뜻대로 일하실 것을 믿으며 하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게 하소서. 주권자 하나님을 바라보며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나님을 찬양하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