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증한 우상이 하나님을 떠나시게 합니다(겔 8:1-18)
에스겔을 예루살렘으로 옮기심(겔 8:1~4)
1 제 육년 여섯째 달 오일에 나는 집에 앉아 있고, 유다 장로들은 내 앞에 앉아 있을 때에, 주 하나님의 능력이 거기에서 나를 사로잡으셨다.
2 내가 바라보니, 사람의 형상이 보였는데, 허리 밑으로는 모양이 불처럼 보이고, 허리 위로는 환하게 빛나는 금붙이의 광채처럼 보였다.
3 그 때에 그 형상이 손처럼 생긴 것을 뻗쳐서, 내 머리채를 잡았다. 하나님이 보이신 환상 속에서, 주님의 영이 나를 들어서 하늘과 땅 사이로 올리셔서, 나를 예루살렘으로 데려다가, 안뜰로 들어가는 북쪽 문 어귀에 내려 놓으셨다. 그 곳은 질투를 자극시키는 질투의 우상이 자리잡고 있는 곳이다.
4 이스라엘 하나님의 영광이 거기에 있는데, 내가 전에 들에서 본 환상과 같았다.
예루살렘의 가증한 우상 숭배(겔 8:5~18)
5 그 때에 하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어서 눈을 들어 북쪽을 바라보아라." 내가 눈을 들어 북쪽을 바라보니, 문의 북쪽에 제단이 있고, 문 어귀에 바로 그 질투의 우상이 있었다.
6 그가 또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이스라엘 족속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보이느냐? 그들은 여기서 가장 역겨운 일을 하여, 나의 성소에서 나를 멀리 떠나가게 하고 있다. 그러나 너는 더 역겨운 일들을 보게 될 것이다."
7 그는 나를 이끌고, 뜰로 들어가는 어귀로 데리고 가셨다. 내가 거기에서 바라보니, 담벽에 구멍이 하나 있었다.
8 그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어서 그 담벽을 헐어라." 내가 그 담벽을 헐었더니, 거기에 문이 하나 있었다.
9 그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들어가서, 그들이 거기서 하고 있는 그 흉악하고 역겨운 일들을 보아라."
10 내가 들어가서 보니, 놀랍게도, 온갖 벌레와 불결한 짐승들과 이스라엘 족속의 모든 우상이 담벽 사면으로 돌아가며 그려져 있었다.
11 그런데 이스라엘 족속의 장로들 가운데서 일흔 명이 그 우상들 앞에 서 있고, 사반의 아들 야아사냐는 그들의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들은 각각 손에 향로를 들고 있었는데, 그 향의 연기가 구름처럼 올라가고 있었다.
12 그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이스라엘 족속의 장로들이 각각 자기가 섬기는 우상의 방에서, 그 컴컴한 곳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보았느냐? 그들은 '주님께서 우리를 돌보고 있지 않으시며, 주님께서 이 나라를 버리셨다'고 말하고 있다."
13 그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그들이 하고 있는 더 역겨운 일을 보게 될 것이다."
14 그리고 나서 그는 나를 주님의 성전으로 들어가는 북문 어귀로 데리고 가셨다. 그런데 이것이 웬일인가! 그 곳에는 여인들이 앉아서 담무스 신을 애도하고 있지 않은가!
15 그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너는 잘 보았느냐? 이것들보다 더 역겨운 일을 또 보게 될 것이다."
16 그가 나를 주님의 성전 안뜰로 데리고 가셨는데, 주님의 성전 어귀에, 바로 그 현관과 제단 사이에 사람이 스물다섯 명이나 있었다. 그들은 주님의 성전을 등지고, 얼굴을 동쪽으로 하고 서서, 동쪽 태양에게 절을 하고 있었다.
17 그가 나에게 말씀하셨다. "사람아, 네가 잘 보았느냐? 유다 족속이 여기서 하고 있는, 저렇게 역겨운 일을 작은 일이라고 하겠느냐? 그런데도 그들은 온 나라를 폭력으로 가득 채워 놓으며, 나의 분노를 터뜨리는 일을 더 하였다. 그들은 나뭇가지를 자기들의 코에 갖다 대는 이교 의식까지 서슴지 않고 하였다.
18 그러므로 나도 이제는 내 분노를 쏟아서, 그들을 불쌍히 여기지도 않고, 조금도 가엾게 여기지도 않겠다. 그들이 큰소리로 나에게 부르짖어도, 내가 그들의 말을 듣지 않겠다."
<말씀묵상>
에스겔이 환상 가운데 본 '불 같은 형상'은 무엇이었나요?
에스겔은 환상 가운데 예루살렘으로 갑니다. 이 환상을 본 때는 첫 번째 환상을 본 이후 약 14개월이 지난 시점입니다(1절; 1:1~2). 즉 에스겔이 누워 있어야 했던 430(390+40)일이 거의 끝난 때입니다(4:4~6). 그때 포로 공동체를 대표하는 유다 장로들이 에스겔을 찾아왔고, 에스겔은 '불 같은 형상'(2절)의 하나님을 봅니다. 하나님은 우상들과 구별되는 거룩하신 분입니다. 그런데 거룩하신 하나님이 계셔야 할 성전에 '질투의 우상'(3절)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예루살렘은 불 같은 하나님의 심판을 받게 됩니다. 에스겔의 환상 체험은 포로 공동체의 장로들에게 예루살렘의 심판 이유를 깨닫게 했을 것입니다.
내 마음 중심에 하나님이 주인 되시도록 내가 내어 버릴 것은 무엇인가요?
내 마음 중심에 하나님이 온전히 주인 되시려면 나는 보이지 않는 영적인 우상들을 먼저 내어 버려야 합니다. 가장 먼저, 나는 세상의 시선과 성공에 대한 맹목적인 욕심, 그리고 타인의 인정을 받고자 하는 자기중심적인 교만을 버려야 합니다. 또한, 물질적인 풍요와 안락함만을 좇아 하나님보다 더 의지하며 기대했던 모든 것들, 즉 재물이나 쾌락에 대한 지나친 애착도 내려놓아야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내 마음의 보좌에 앉아있는 한, 하나님은 온전히 나의 주인이 되실 수 없으며, 나는 그분의 뜻을 온전히 분별하고 순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나는 날마다 내 마음을 살피고 불필요한 것들을 과감히 버려, 오직 하나님만이 내 마음의 유일한 주인이 되시도록 깨어 기도하며 나아가겠습니다.
에스겔이 환상 가운데 본 예루살렘의 상황은 어떠했나요?
예루살렘의 모습이 참담합니다. 성전 북쪽 바깥뜰에는 질투의 우상이 있고, 바깥뜰과 안뜰 경계로 여겨지는 담에는 각양 곤충과 가증한 짐승이 새겨져 있습니다. 성전 북문에서는 담무스를 위해 애곡하고, 성전 문과 제단 사이에서는 태양을 숭배하는 등 성전이 우상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 우상들은 이집트와 주변 국가 신들의 모형입니다. 예루살렘의 장로들은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하지만(12절), 실상 그들이 하나님을 버린 것입니다. 하나님 성전을 등지고 태양을 숭배한 이들처럼(16절), 그들은 하나님께 등을 돌렸습니다. 특히 우상 숭배에 가담한 '장로중 칠십 명'(11절)은 예루살렘의 총체적 타락을 상징합니 다. 온 예루살렘이 하나님께 등을 돌렸기에 심판을 피할 수 없습니다.
내가 하나님께 등을 돌린 일이 있다면 무엇 때문이며, 어떻게 돌이켜야 할까요?
나는 내가 하나님께 등을 돌렸던 순간들이 종종 영적인 무감각함과 세상의 유혹에 굴복했을 때였음을 깨닫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하나님이 보지 않으신다고 생각하며 어둠 속에서 우상을 숭배했던 것처럼, 나 또한 '아무도 모를 거야'하는 은밀한 욕망이나 물질적 안락함이나 인간적인 인정, 혹은 눈앞의 편안함을 하나님의 말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며, 그것들이 진정한 만족을 줄 수 있다는 착각에 빠져 있었습니다. 하나님께로 돌이키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마음에 숨어 있는 모든 세상적인 욕망과 잘못된 우선순위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철저히 회개하며 그분께 용서를 구해야 합니다. 그리고 오직 하나님만이 나의 삶의 유일한 주인이심을 다시 고백하며, 그분의 말씀에 따라 나의 생각과 행동을 다시금 조정하는 일에 전심으로 매달려야 합니다.
<오늘의 기도>
하나님, 은혜를 잊고 삶의 문제가 풀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하나님께 등돌린 저를 용서하소서. 하나님이 계셔야 할 곳에 우상을 가득 채워 버린 예루살렘이 되지 않도록 제 마음의 성전을 정결하게 하길 원합니다. 말씀에 온전히 순종하며 오늘 하루를 살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