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ay

겟세마네 기도(막 14:32-36)

32 그들은 겟세마네라고 하는 곳에 이르렀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시기를 "내가 기도하는 동안에, 너희는 여기에 앉아 있어라" 하시고,

33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을 데리고 가셨다. 예수께서는 매우 놀라며 괴로워하기 시작하셨다.

34 그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내 마음이 근심에 싸여 죽을 지경이다. 너희는 여기에 머물러서 깨어 있어라."

35 그리고서 조금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기도하시기를, 될 수만 있으면 이 시간이 자기에게서 비껴가게 해 달라고 하셨다.

36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일을 하실 수 있으시니, 내게서 이 잔을 거두어 주십시오. 그러나 내 뜻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하여 주십시오."

잠든 제자들(막 14:37-42)

37 그런 다음에 돌아와서 보시니, 제자들은 자고 있었다. 그래서 베드로에게 말씀하셨다. "시몬아, 자고 있느냐?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느냐?

38 너희는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깨어서 기도하여라. 마음은 원하지만, 육신이 약하구나!"

39 예수께서 다시 떠나가서, 같은 말씀으로 기도하시고,

40 다시 와서 보시니, 그들은 자고 있었다. 그들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던 것이다. 그들은 예수께 무슨 말로 대답해야 할지를 몰랐다.

41 예수께서 세 번째 와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남은 시간을 자고 쉬어라. 그 정도면 넉넉하다. 때가 왔다. 보아라, 인자는 죄인들의 손에 넘어간다.

42 일어나서 가자. 보아라, 나를 넘겨줄 자가 가까이 왔다."

<말씀묵상>

십자가 죽음을 앞두고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시는 예수님의 마음은 어떠하셨나요?

겟세마네 기도는 십자가를 지시기 위한 예수님의 마지막 영적 전투 현장입니다. 예수님은 유다를 제외한 열한 제자와 겟세마네로 가셔서 기도로 십자가 죽음을 준비하십니다(32절;눅 22:39). 앞으로 있을 유다의 배반과 제자들의 떠남, 그리고 십자가에서 감내해야 할 하나님과의 단절로 인한 고통으로 예수님 마음은 죽을 만큼 깊은 괴로움을 느끼십니다(34절). 예수님은 죄 없이 하나님 아들이심에도 인간의 모든 고난을 아십니다. 예수님은 자신이 마실 '고난의 잔'인 십자가를 옮겨 달라고 간구하시면서도 결국 하나님 원대로 이루어지길 기도하십니다(35-36절). 기도는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 하나님을 설득하는 자리가 아닌, 자신의 뜻을 하나님 뜻 앞에 겸손히 내려놓는 순종의 자리입니다. 

내 뜻을 내려 놓고 하나님 뜻에 온전히 순종할 일은 무엇인가요?

내가 나에게 손해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을 일부로 바라고 하려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내가 바라는 '내 뜻'이란 내가 그것이 나에게 유익이 되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나는 '내 뜻'을 붙들고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 뜻'을 내려놓고 '하나님 뜻'에 순종하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면 그것은 '하나님 뜻'이 '내 뜻'보다 더 나에게 유익이 되는 선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거나 믿어졌다는 뜻 아닐까요. 그러면 순종은 너무 쉬운 일입니다. 반면에 하나님 뜻에 순종하기 어렵다는 말은 아직도 내 뜻이 하나님 뜻보다 더 나에게 유익하고 좋은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 뜻에 순종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래서 나의 순종의 시작은 있는 힘을 다해서 내 안의 의지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나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과 사랑이 얼마나 선하고 좋고 신실한지를 깊이 생각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이 잠자는 제자들에게 깨어 기도하라고 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예수님이 기도하시는 동안 제자들은 피곤해서 잠이 듭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의 옛 이름인 '시몬'을 부르시며 한 시간도 깨어 있을 수 없느냐며 나무라십니다(37절). 마음은 깨어 기도하기를 원하지만, 제자들은 지친 육신과 슬픔으로 인해 잠에서 깨어나지 못합니다(40절; 눅 22:45). 예수님은 시험에 들지 않도록 깨어 기도하라고 거듭 당부하십니다(38절). 그들에게 닥칠 시험이 크고 무겁기 때문입니다. 세 번째 기도를 마치신 예수님은 자신이 죄인의 손에 팔릴 때가 이른 줄 아시고 "일어나서 가자."(42절) 하시며 제자들을 깨우십니다. 다가올 시험을 넉넉히 이겨 내는 비결은 육신의 약함에 머물지 않고 깨어 기도하는 것입니다.  

육신의 약함을 이기고 깨어 기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예수님은 깨어 있는 상태를 기도하는 것이라고 가르쳐 주십니다. 그렇다면 기도란 무엇일까요? 기도를 종종 대화에 비유하곤 합니다. 기도는 나의 소원을 비는 주문이나 누군가의 앞에서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계신 인격체이신 하나님과 교제를 나누는 대화라는 뜻입니다. 우리가 기도하지 않는 이유는 왜 그럴까요? 예를 들어 어떤 사람들이 서로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사람들이 서로 친하지 않고 서로 상관도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만약 부부관계, 가족관계 안에서 서로 대화하지 않는다면 이 모습은 절대로 정상적인 모습이라고 볼 수도 없고 정말 가슴아픈 안타까운 일 아닐까요. 내가 기도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나에게 기도할 제목이 없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주님과 인격적인 교제인 기도를 나누기를 더 바라고 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말입니다. 주님 그분을 더 바라고 사랑하고 교제하기를 원하는 것이 깨어 기도하기 위한 시작입니다. 

<오늘의 기도>

주님, 가장 참담한 순간에도 아버지 뜻을 이루기 원하셨던 주님의 순종을 닮기 원합니다. 제 뜻대로 되지 않아 답답해하는 어리석은 한탄을 멈추고 하나님 말씀에 집중하며 인내하게 하소서. 잠들어 있는 제 삶을 깨우는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기도로 나아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