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죄에 따르는 기도 응답(삼하 21:1-14)
사울의 범죄로 인한 기근(삼하 21:1-6)
1 다윗 시대에 세 해 동안이나 흉년이 들었다. 다윗이 주님 앞에 나아가서 그 곡절을 물으니, 주님께서 대답하셨다. "사울과 그의 집안이 기브온 사람을 죽여 살인죄를 지은 탓이다."
2 다윗은 기브온 사람을 불러다가 물어 보았다. (기브온 사람은 본래 이스라엘 백성의 자손이 아니라, 아모리 사람 가운데서 살아 남은 사람들이며, 이미 이스라엘 백성이 그들을 살려 주겠다고 맹세하였는데도, 사울은 이스라엘과 유다 백성을 편파적으로 사랑한 나머지, 할 수 있는 대로 그들을 다 죽이려고 하였다.)
3 다윗이 기브온 사람에게 물었다. "내가 당신들에게 어떻게 하면 좋겠소? 내가 무엇으로 보상을 하여야, 주님의 소유인 이 백성에게 복을 빌어 주시겠소?"
4 기브온 사람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사울이나 그의 집안과 우리 사이의 갈등은 은이나 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사람을 죽일 생각은 없습니다." 다윗이 그들에게 물었다. "그러면 당신들의 요구가 무엇이오? 내가 들어 주겠소."
5 그들이 왕에게 말하였다. "사울은 우리를 학살한 사람입니다. 그는, 이스라엘의 영토 안에서는, 우리가 어느 곳에서도 살아 남지 못하도록, 우리를 몰살시키려고 계획한 사람입니다.
6 그의 자손 가운데서 남자 일곱 명을 우리에게 넘겨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택하신 왕 사울이 살던 기브아에서, 우리가 주님 앞에서 그들을 나무에 매달겠습니다." 왕이 약속하였다. "내가 그들을 넘겨 주겠소."
리스바의 애도와 사울 가문의 장례(삼하 21:7-14)
7 그러나 다윗은 사울의 아들인 요나단과 그들 사이에 계시는 주님 앞에서 맹세한 일을 생각하여, 사울의 손자요 요나단의 아들인 므비보셋은, 아껴서 빼놓았다.
8 그 대신에 왕은 아야의 딸 리스바가 사울과의 사이에서 낳은 두 아들인 알모니와 므비보셋을 붙잡고, 또 사울의 딸 메랍이 므홀랏 사람 바르실래의 아들인 아드리엘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다섯을 붙잡아다가,
9 기브온 사람의 손에 넘겨 주었다. 기브온 사람이 주님 앞에서 그들을 산에 있는 나무에 매달아 놓으니, 그 일곱이 다 함께 죽었다. 그들이 처형을 받은 것은 곡식을 거두기 시작할 무렵, 곧 보리를 거두기 시작할 때였다.
10 그 때에 아야의 딸 리스바가 굵은 베로 만든 천을 가져다가 바윗돌 위에 쳐 놓고, 그 밑에 앉아서, 보리를 거두기 시작할 때로부터 하늘에서 그 주검 위로 가을 비가 쏟아질 때까지, 낮에는 공중의 새가 그 주검 위에 내려 앉지 못하게 하고, 밤에는 들짐승들이 얼씬도 하지 못하게 하였다.
11 아야의 딸이며 사울의 첩인 리스바가 이렇게 하였다는 소문이 다윗에게 전해지니,
12 다윗이 길르앗의 야베스로 가서,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그 주민에게서 찾아왔다. (블레셋 사람이 길보아 산에서 사울을 죽일 때에, 블레셋 사람이 사울과 요나단의 시신을 벳산의 광장에 매달아 두었는데, 거기에서 그 시신을 몰래 거두어 간 이들이 바로 길르앗의 야베스 주민이다.)
13 다윗이 이렇게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거기에서 가지고 올라오니, 사람들이 나무에 매달아 죽인 다른 사람들의 뼈도 모아서,
14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와 함께, 베냐민 지파의 땅인 셀라에 있는 사울의 아버지 기스의 무덤에 합장하였다. 사람들이, 다윗이 지시한 모든 명령을 따라서 그대로 한 뒤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돌보아 주시기를 비는 그들의 기도를 들어주셨다.
<말씀묵상>
이스라엘에 3년 기근이 든 것은 무엇 때문이었나요?
사무엘서의 중심 이야기는 20장으로 마무리되고, 21-24장은 부록으로 시대와 장르가 섞여 있습니다. 21장은 다윗의 범죄 이전 이야기를 다룹니다. 3년 기근으로 인해 다윗이 간구하자, 하나님은 사울이 기브온 사람들을 무고하게 죽였기 때문이라고 답하십니다. 기브온 사람들은 원래 가나안 족속이지만 여호수아와 언약을 맺고 이스라엘 땅 안에서 살았습니다(수 9:3-27). 그런데 사울이 그들을 싫어하는 백성의 뜻에 따라 그들을 탄압하고 죽인 것입니다. 다윗이 소원을 묻자 그들은 사울 가문의 남자 일곱 명을 처형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피의 복수를 요청합니다. '일곱'은 살해당한 기브온 사람 전체를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공동체 안에서 약자가 억울함을 당할 때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까요?
성경말씀에 나오는 나그네, 고아, 과부는 가난한 자들을 대표합니다. 그들은 돈도 땅도 권력도 도와줄 가족이나 친척도 없는 자들입니다. 가장 힘이 없고 능력이 없는 자들입니다. 이들을 해롭게 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이들이 고통으로 부르짖게 하지 말라고 말씀합니다. 그들이 억울함을 당하여 부르짖으면 하나님께서 갚으시겠다고 말씀합니다. 가난한 자들을 어떻게 대우하느냐가 바로 정의의 지표입니다. 우리와 하나님 사이에는 채권과 채무 관계가 있습니다. 죄가 빚입니다. 우리는 하나님께 빚을 지었지만 하나님은 그 빚에 대한 이자도 받지 않으셨을 뿐만 아니라 빚도 탕감해 주셨습니다. 하나님은 일만 달란트나 되는 엄청난 우리의 빚을 탕감해 주신 분입니다. 이 은혜로 살아가고 이 은혜에 힘입어 이웃에게 용서와 사랑을 베푸는 성도가 되어야 합니다.
리스바는 아들들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어떤 일을 했나요?
다윗은 사울의 후손 일곱 명을 기브온 사람에게 넘겨주어 사울의 죄를 대속하게 합니다. 기브온 사람들은 이들을 기브아의 산에서 처형하고 시체를 그대로 매달아 두는데, 이는 율법을 위반하는 지나친 처벌입니다(신 21:23). 그러나 리스바는 바위에 베로 만든 천을 깔고 보리를 베기 시작하는 4월부터 우기가 시작되는 11월까지 약 7개월간 시신이 훼손되지 않게 밤낮으로 지킵니다. 이는 아들들의 죽음에 대한 애도이자 이들을 매장할 수 있게 해 달라는 일종의 시위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다윗은 길르앗 야베스에서 가져온 사울과 요나단의 시신과 더불어 이들의 시신을 사울 가문의 묘에 안장합니다. 그런 후에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에 응답해 비를 내려주십니다.
큰 죄인일지라도 그 사람의 기본 인권을 존중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성경은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고 합니다(창 1:27). 이로 인해 인간은 존엄성을 갖게 되고 나머지 피조물을 다스릴 권리가 주어졌습니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살인이 가장 극악무도한 범죄라는 뜻입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는 차별이나 편애를 하지 않으신다고 가르칩니다(행 10:34). 모든 사람은 하나님의 고유한 피조물로 한 사람 한사람을 사랑하십니다. 성경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인종, 성별, 문화적 배경, 사회적 지위에 따라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칩니다(갈 3:28).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권리을 갖고 계신다고 우리가 하나님의 형상대로 빚어졌음을 부정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님의 뜻에 우리가 복종한다고 해서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는 계명이 무효화 되는 것이 아닙니다(마 22:39). 사실상 이웃을 섬길 때가 하나님을 가장 잘 섬기는 것입니다(마 25:40).
<오늘의 기도>
하나님, 기브온 족속과의 언약을 기억하사 그들을 끝까지 지켜 주신 하나님 은혜를 찬양합니다. 하나님 공의로 합당하게 형벌을 내리셨지만, 형벌을 받은 자를 외면치 않으시고 그 고통을 헤아리시는 하나님 사랑을 깨닫습니다. 균형 잡힌 공의와 사랑으로 신실하게 살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