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을 펴서 읽으십시오
이번 주 한국은 한가위 명절이 있는 주간이었습니 다. 하지만 조국을 떠나 이곳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 는 한가위 명절도 먼 나라 이야기처럼 다가옵니다. 제 가 자란 시골집은 명절 때면 사람들로 가득 들어찼었습 니다. 맛있는 음식도 많고, 가족들과 친척들이 모두 함 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명절은 어린 저에는 늘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결혼을 해서 한 가정을 꾸리고 나서도 제가 며느리가 아니라 그런지 명절은 여전히 그 자리에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인지 2007년 미국에 와서 유학생으로 맞는 첫 번째 추석은 유달리 더 외롭고 고향이 그리웠습니다. 왠지 제가 꼭 있어야할 그 자리에 있지 못한 것 같고 나만 홀로 외로운 섬에 떨어져 버린 것 같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 한가위를 보내면서 이런 묵상을 했습니다.
한국이 한가위였던 지난 수요일은 수요기도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서장원목사님이 전했던 시편 42편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기쁜 감사의 노래 소리와 축제의 함성과 함께 내가 무리들을 하나님의 집으로 인도하면서 그 장막으로 들어가곤 했던 일들을 지금 내가 기억하고 내 가슴이 미어지는구나.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그렇게 낙심하며, 어찌하여 그렇게 괴로워하느냐? 너는 하나님을 기다려라. 이제 내가, 나의 구원자, 나의 하나님을, 또다시 찬양하련다.” (시 42:4-5)
우리가 과거에 누렸던 하나님의 풍성한 은혜에 대한 기억이 오히려 지금은 더 큰 고통으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신실하신 사랑에 감격했던 그 때, 주님 앞에 기도하려고 무릎 꿇을 때마다 넘치도록 부어주시던 주님의 은혜가 지금은 너무나 그립습니다. 지금 하나님은 나에게서 너무 멀리 계신 것 같이 느껴집니다.
왜 하나님은 우리에게 이런 광야 같은 시간을 지나게 하실까요? 시편 42편은 우리의 죄와 아픔을 대신지고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의 마음을 미리 표현한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겪는 이 광야의 시간은 우리로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게 합니다. 우리가 겪는 고통의 무게만큼 그 모든 고통을 짊어지신 주님의 사랑의 무게를 생각하게 합니다. 그리고 더욱 우리로 그 사랑과 은혜를 갈망하게 만듭니다. 우리의 영혼이 주님을 찾아 더욱 간절하게 헐떡이게 만듭니다.
내가 지금 광야를 지나고 있다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광야를 빠져나가기 위해 무작정 나의 감각만 믿고 길을 찾아 나서다가는 큰 낭패를 겪게 될 것입니다. 오히려 차분히 지도를 펴고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느 길이 나가는 길인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성경이 바로 우리 인생의 지도입니다. 우리가 살 길이 성경에 나와 있습니다. 지금 광야에 계십니까? 성경을 펴서 읽으십시오. 그리고 기도하십시오. “주님! 제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저에게 길을 알려 주세요.”